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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4 네팔여행기 ⑩
  2. 2009.05.05 네팔여행기 ⑨
  3. 2009.05.04 Cambodia
  4. 2009.05.04 겨울 바다 찾아가기 - 하조대
  5. 2009.05.04 [Europe] France(2008_07_26)
  6. 2009.05.04 [Europe] France(2008_07_25)
  7. 2009.05.04 [Europe] England(2008_07_24)
  8. 2009.05.04 [Europe] England(2008_07_23)
  9. 2009.05.04 [Europe] England(2008_07_22)
  10. 2009.05.04 [Europe] England(2008_07_21)

네팔여행기 ⑩



산 속에서의 링반데룽을 경험한 어제의 혹독한 체험으로 체력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그러나 걸음을 지체하거나 쉬고 있을 여력은 없었다.
아침 일찍 Tatopani(타토파니)에서 눈을 떠 보니, Yenina와 Niraj일행은 아침 산책을 나가고 없었다.
나와 Vivek은 일단 여유롭게 식사를 했다.
네팔 방문 이후 가장 호화롭던 식단이었다.


<↑초호화 식단??>



<타토파니 마을 전경>


<우리가 지난밤 뛰어들었던 강>


 우리가 식사를 다 마치도록 Yenina일행이 산책에서 돌아오지 않아, 우리는 먼저 길을 떠나기로 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치곤 했기에 걷다보면 또 어디선가 만나게 될 거라고 Vivek이 이야기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기대치 않은 상태에서 늘 마주치던 Yenina일행은 우리가 그렇게 예상한 그 시점부터
더 이상 만날 수 없었달까.
우연은 우리가 기대를 품게 되는 그 순간에 싫증을 느끼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게 아닐런지.

아무튼 그 날 우리는 Beni를 거쳐 결국 포카라에 가기까지 다시 무수한 시간을 걸어야 했다.


<히말라야 산 속의 학교>


<야외수업중???>

 


<길에서 마주친 검은소>


<자유롭게 산 속을 활보하는 소 떼>


<역시 험난하던 하산길>


 Beni에 도착해 드디어 힘들던 히말라야 트래킹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
그곳에서 포카라까지 트럭을 타고 가야했는데, 푼 힐Poon Hill에서의 심한 추위로 독감에 걸린 나는 몸 상태가 매우 안좋았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아래에서도 나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몸을 덜덜 떨었다.

트럭을 기다리며 앉아있자니 속속 하산하는 일행들이 눈에 띄었는데, 아쉽게도 익숙한 얼굴들은 이제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우리는 좁은 트럭의 뒤에 올랐다. 사람들을 꾹꾹 눌러 태운 트럭은 매우 비좁았다.
어마어마한 흙길을 달리는데 정말 먼지가 마치 소독차 달리듯 뿌옇게 피어올라서 나는 계속 마른 기침을 쏟아내야 했다.
눈도 너무 따가웠고, 목도 아팠다.

여차저차하여 간신히 포카라 도착!
트럭에서 내리자마자 입 안 먼지가 가득한 느낌이라 침을 바닥에 뱉었는데, 놀라울만큼 까만 색이었다.
몸 깊숙이까지 먼지가 한가득 들어간 느낌이었다.
호텔에 도착한 나는 거의 기진맥진하여 먼지 뒤집어쓴 몸을 씻을 생각도 못한채, 옷이나 신발을 벗을 생각도 못한채,
침대 위에 큰 대자로 뻗어 일어나지 못했다.
하루종일 몸을 쉬어야만 간신히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을만큼 몸 상태가 안좋았다.

그러나 Vivek은 호텔 주인과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며 뭔가 분주한 느낌으로 왔다갔다 했다.
조금 심각한 얼굴이라 내심 걱정되기 시작했다.

한참 후, 방으로 들어온 Vivek이 매우 안쓰러운 얼굴로 상황을 설명해주었는데, 정말 절망적이었다.

내일부터 포카라의 버스업체가 모두 파업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 파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며, 따라서 잘하면 한동안 카트만두에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게 아닌가.
아찔했다.
예정된 출국 일정에 꼭 출국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Vivek의 이야기를 듣고 기가 질렸다.
Vivek의 말에 의하면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은 바로 오늘! 그것도 지금 당장 출발하는 것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떨어져가는데 그 밤중에 다시 여정이 시작되다니...!!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이미 카트만두까지 가는 직통버스는 모두 끊겨버렸고,
우리는 뭉링 Mungling이라는 지역까지 포카라 버스를 타고 오늘 당장 가서 그곳에서 다시 카트만두행 버스를
갈아 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파업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행객들 모두 비상이 걸린 상태라 뭉링까지 가는 버스마저도 구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한시라도 빨리 버스정류장에 가보는게 상책이었다.

더 이상 손끝하나 까딱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위기 상황에서는 없던 힘이 솟아나는지
나는 다시 베낭을 매고, 발걸음을 떼었다.

버스 정류장은 어마어마한 상태였다.
파업 준비중인 버스 기사들과 시민들의 시끄러운 항의가 혼재되어 너무나 어지러운 모습.
게다가 Vivek 역시 너무 초조한 상태라 넋이 나간 나를 그 혼란 한가운데 버려두고 혼자 이리저리
표를 구하러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머릿 속에 아무생각이 안들고 그저 멍했다.

Vivek이 표를 구하러 동분서주한지 한 두 시간여가 지났을까.
간신히 버스의 표를 구해온 히어로 Vivek!
우리는 매우 좁은 버스에 몸을 싣었다.
짐칸을 따로 마련해주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자기 몸집만한 배낭을 무릎위에 얹은 상태로 이동해야 했다.
버스 안은 좌석 뿐 아니라 통로, 계단할 것 없이 사람들로 꽉 찼다.
가뜩이나 다리가 짧은 나마저도 무릎이 앞좌석에 꽉 차게 닿아 아플정도로 좌석이 좁은 상태에다
위에 베낭을 안고, 초과인원을 훨씬 넘은 사람들이 탄 버스는 마치 전쟁포로들의 수용소를 방불케 하는 느낌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초호화식단으로 식사를 한 후, 종일 굶은 상태였는데다
감기 몸살은 점점 몸을 파고들어 나는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드디어 Mungling을 향해 버스가 달리기 시작한 것은 밤 9시.
기절에 가까운 상태로 버스를 타고 있다기보다 버스에 실린듯한 느낌으로 정신은 혼미해졌다.
한 대여섯시간을 달렸을까.
드디어 버스가 Mungling에 섰다.
새벽 두세시쯤 된 어정쩡한 시간.
앞으로 카트만두행 새벽 버스가 올 때까지 길 한가운데서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내 몸 상태가 이미 한계에 이르러있는 것을 알아챈 Vivek은 또다시 동분서주하며 쉴 곳을 찾으려 노력했다.
간신히 낡은 호텔을 찾았는데, 정말 놀라울만큼 지저분하고 낡고 위험해보였다.
야쿠자같이 생긴 주인은 연신 하품을 하며 뭐라뭐라 말했는데, 돈을 더 줄테니 음식을 준비해달라는 Vivek의 요구에
달 바트 타카리라는 네팔 전통음식을 준비해주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입맛에 잘 맞아 늘상 좋아하던 달 바트 타카리가 너무 맛이 없었다.
위생 상태도 안좋은듯 했다.
먹는둥마는둥 하고 내 방에 들어갔는데, 방의 상태는 정말 눕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나 더 이상 선택권이 없었다.
나는 문을 잘 잠그고 난 뒤 옷을 벗지도 못하고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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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여행기 ⑨



새벽 4시에 일어나 Poon Hill에 오르기로 약속했건만, 5시가 다 되도록 Vivek은 일어나는 기색이 없었다.
어둠 속에서 창 밖을 내다보기도 하고 간단히 다이어리 정리도 했다.
5시가 넘어서자 사람들이 차차 Poon Hill을 향해 출발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초조함을 견딜 수 없어
직접 나가 Vivek의 방 문을 두드렸다.
그동안 부지런히 먼저 일어나 문을 두드렸던 Vivek은 정작 가장 중요한 날엔 늦잠을 자고 말았다.

5시반부터 시작된 우리의 강행군.

한국에서 준비해간 손전등은 우리가 막 롯지 문을 나서자 배터리가 다 되어 꺼져버렸다.
우리는 스틱도, 눈 길을 걸을만한 등산화도, 불빛도 없이 어두컴컴한 눈길을 걸어야 했다.
좁고 어둡고 미끄러운 눈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힘들던지 정말 절망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칠흙같은 어둠 속을 그저 긴 불빛의 행렬을 따라 끝없이 걸을 뿐이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물에 떨어뜨린 잉크처럼 빛이 번져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꼭대기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게 놀렸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

어느새 구름이 발 아래 펼쳐져 있었다. 바로 이 곳이 Poon Hill of Mt. Himalaya였다.
꼭대기에는 우리보다 앞서 도착한 사람들이 옹기조기 모여 대화를 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었고,
우리의 뒤에도 부지런히 올라오는 사람들의 행렬이 산길을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다.













재밌게도 우리는 그 곳에서 우리가 산을 오르며 지나쳤던 모든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Nick과 중국인 일행들, 유럽인들, 그리고 두 친구 중 Nepali guy인 Niraj 등등..
함께 사진을 찍으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빛의 베일은 벌써 세상을 덮었는데도 모체인 태양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아, 우리는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일출을 기다려야 했다.
해발 3000m의 추위는 뼛속 깊이 파고들어 나는 벌벌 떨며 파랗게 질려버렸다.
한 쪽에서 장사꾼이 엄청 비싼 값에 hot tea를 팔고 있었는데, Vivek은 불쌍한 나를 위해 tea를 사주었다.
얼마 가지 않았지만 작은 온기가 얼마나 소중하던지...



얼마나 기다렸을까.
짙은 오렌지빛의 태양이 드디어 떠오르기 시작했다.
세상을 호박색으로 덮더니, 오랜 기다림이 무색하게 빠른 속도로 치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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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순식간에 환해졌고, 짧은 시간안에 오렌지빛은 투명한 가시광선으로 변하였다.
장엄한 풍경은 파도에 씻긴듯 사라지고 다시 일상적인 풍경이 돌아왔다.
그렇지만 그 짧은 시간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아쉬웠지만 입이 돌아갈만큼 어마어마한 추위에 우리는 다시 지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사실상 베이스 캠프가 있는 해발 5000m까지 올라가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Vivek은 동의하지 않았고, 나 역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3210m의 PoonHill이 반환점이 되었다.



우리는 다시 미끄러운 길을 내려가 Ulleri(울레리)에 도착했다.
PoonHill에서 만난 Niraj와 함께 하산하기로 결정했기에 우리는 짐을 챙겨 Niraj와 Yenina가 있는 롯지로
이동했다. 불쌍한 Yenina는 지난 몇 일간의 트레킹으로 몸져 누워있었다.

올라온 길은 Naya Pul에서 시작했지만, 우리는 다른 경로를 통해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목적지는 Totapani(토타파니)! Pani는 네팔어로 '물'이란 뜻이고 'Tota'는 '뜨겁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Totapani'는 '온천이 있는 곳 = 핫샤워가 가능한 곳'이었다.
네팔에 온 후 단 한번도 뜨거운 물로 샤워하지 못해 지쳐있는 나를 위해 Vivek이 경로를 그쪽으로 잡은 것이다.


아침부터 멋진 일출을 보았기에 우리는 꽤 들떠있었다.
Yenina도 약을 먹고 회복이 된건지 우리 넷은 계속 떠들면서 산을 내려갔다.
눈으로 덮인 산을 하산하는 것은 등산보다 몇 배 더 힘들었다.
나는 공항에서 걸렸던 아이젠을 꺼내 신발에 장착했다.
뜻밖에도 기대 이상의 효과로 나는 전혀 미끄러지지 않으며 내려갈 수 있었다.
아이젠의 뾰족한 끝이 두텁게 쌓인 눈 위에 푹푹 박혀 쉽게 걸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멤버들은 아이젠이 없는데다, Yenina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정말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내려갔다.




↑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귀여운 눈사람♡


 

↑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이좋은 Yenina와 Niraj
(Niraj는 스틱이 없어 나뭇가지를 뾰족하게 갈아 스틱 만드는 중)

 


↑ 우리가 택한 하산길은 아직 정부와 마오이스트의 경계지역이라 위험할 수 있었다.
그러자 Yenina에게 호신술을 가르쳐주겠다고 나선 어설픈 남자 Niraj.
찍다가 너무 웃겨서 쓰러질 뻔....
Niraj보다는 Yenina가 더 든든해보인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갈수록 꽝꽝 두껍게 얼어있는 눈들은 점차 녹아 사라지고,
마른 땅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같은 계절인데도 고도에 따라 이렇게까지 차이나는 기온이 무척 신기했다.
따스한 기운이 땅에서 솟아올랐다.








↑ 고도가 낮아질수록 변화하는 풍경들


 
↑ 한가로운 한 때를 보내는 히말라야의 가족들


 
↑ 카메라 앞에서도 당당하던 네팔 어린이 ^^


 
↑ 마오이스트의 흔적.
슬픈 내전이 아직은 완결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참을 내려가다보니 어느새 Niraj와 Yenina는 보이지 않았다.
걸음의 속도가 달랐던 까닭이다.
나와 Vivek은 내려갈 때도 엄청난 속도로 내려가고 있었다.
중간 중간 작은 마을들을 지나가게 되는데, 돌로 만든 계단을 지나 마을을 통과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어두운 집 안에서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던 한 네팔 아저씨가 나를 불러세우는 것이 아닌가.

"Are you Korean?"

이제껏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 하는 말은 들어봤어도 네팔에서 한국인임을 단번에 알아챈 사람이
한 번도 없었기에 신기한 마음이 들어 "Yes" 하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 아저씨가 맨발로 뛰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자기는 한국인을 좋아한다며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나와 Vivek은 얼결에 집 안으로 안내받았다.

안내된 의자에 앉자마자 온 집안 식구들이 모두 나와 나를 에워쌌다.
아저씨는 서랍을 마구 뒤지더니 앨범을 하나 꺼내들었다.

알고보니 아저씨의 남동생이 한국에 일을 하러 갔다가 그 곳 공장장의 딸과 결혼했다고 한다.
아저씨는 남동생의 사진, 그리고 제수가 되는 한국 여자분의 사진을 보여주며 눈시울을 붉혔다.
얼마나 많이 펴 보고, 만지고 했는지 앨범 속 사진은 닳고 닳아 있었다.

한국으로 간 후 남동생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다고 한다.
간간히 전해주는 소식에 의하면 한국에서 너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했다면서
다 한국 사람들 덕분이라고 했다.

그 집안 식구들이 친척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얼마나 애틋한지 내 마음 역시 뭉클해졌다.

나는 차를 대접받기도 하고, 이야기를 듣기도 하며 그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저마다 서로 나에게 영어로 이야기를 건네고 싶어 남이 얘기하든 말든 동시에 여러 사람이
말을 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 특히 놀랐던 것은 전혀 정규 교육을 받은 적 없는 그 집 큰 아들의 그림 솜씨였다.
그냥 집에서 펜으로 그렸다는 그의 그림을 보고 나는 입을 딱 벌렸다.
정말 놀라운 재능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의 그림에 관심을 보이자 그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그림을 설명했다.





↑ 정말 깜짝 놀란 그림 실력
일본 사람이 준 펜으로 그려서 일장기와 네팔기가 그려져있다.
아마도 '하이테크' 인듯...



 
↑ 아저씨네 가족들과 함께...
큰 아들은 사진을 찍든말든 그림 설명에 여념이 없었다.


너무 따뜻한 대접을 받은데다 가족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아서 정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그 집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다.
나는 가족들과 손을 흔들고 헤어져야 했다.
큰 아들의 재능에 감동한 내가 도와줄 게 없냐고 묻자 큰 아들은 일본펜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에 가서 그 펜을 사서 보내주려고 했는데, 그 때 그 큰 아들이 적어 준 주소를 받은 Vivek은
나 몰래 그것을 없애고 말았다.
Ram의 경우도 그렇고, Vivek은 네팔 사람이 나에게 도움을 청하려 하거나 친해지려 하는 것을
탐탁치 않아 했다. Vivek의 자존심인걸까?
어쨌든 약속했으면서도 펜을 보내주지 못해 나는 여행 후에도 계속 마음이 아팠다.
이 소년은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아저씨네 집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냈는지 점점 해가 땅을 향해 여정을 돌리고 있었다.
Totapani까지는 아직도 길이 멀었다.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Totapani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아주머니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우리는 힘을 내어 힘차게 걸었다.
한 시간 정도 걸은 후 다시 다른 분에게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그 분은 또 다시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우리는 의아해하며 다시 힘차게 걸었다.
한 시간 후 또 다른 분께 여쭤보았을 때도 또 한 시간을 이야기하셨다.
우리는 점점 지치고 힘들어졌다.
어떤 장소에서 묻든 Totapani까지는 계속 한 시간 거리였다.
그러나 아무리 걸어도 Totapani는 나오지 않았다.







↑ 꼭대기는 한 겨울같이 추운데,
마치 화창한 봄날같은 산허리의 풍경


 
↑ 뛰어난 장사수완으로 귤을 팔던 예쁜 여자아이
나중에 뒤따라오던 Niraj 일행 역시 귤을 샀다고 했다.
귤은 정말 맛있긴 했다.



걸어도, 걸어도, 걸어도, 아무리 걸어도 Totapani는 나오지 않았고,
도무지 얼마나 남은 건지도 알 수가 없었다.
Vivek은 계속 지나는 사람들한테 물었으나 모두의 대답은 똑같았다. '한 시간'
우리가 그렇게 헤매는 동안 해가 서서히 지기 시작했다.
산 속에서 해가 지는 것은 정말 순식간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내려간다 싶더니 순식간에 어둠의 실루엣이 골짜기에 자리잡았고,
곧 깜깜한 어둠이 우리를 뒤덮었다.

어느새 트레킹 코스에서도 벗어나 우리는 험한 계곡의 어딘가에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 평탄하게 길이 난 트레킹 코스와 달리 우리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깎아지른듯한 절벽을 내려가며 헤매야 했다.
점점 공포가 나를 사로잡았다.
손전등마저 고장난데다 달도 뜨지 않아서 정말 나 자신의 손도 보이지 않을만큼 어두웠다.
나는 어딘가에 계속 부딪히며 넘어졌다.
다리에 힘이라곤 하나도 없었고, 무서움이 너무나 컸다.
한참을 걸은 후에 우리는 우리가 아까 맨 처음 출발했던 곳에 다시 왔음을 깨달았다.
머리털이 쭈삣 설만큼 공포스러웠다.

갑자기 그동안 그렇게 의지해왔던 Vivek마저도 의심스러웠다.
'일부러 나를 이런 이상한 길로 데려온 것이 아닐까?'
정말 한심하게도 그런 생각마저 들어서 나는 공포와 의심과 두려움으로 온 몸이 고슴도치처럼
예민하게 곤두섰다.
Vivek 역시 공포에 차 있었으나 그는 자신의 나라에 있는데다가 남자였으므로 애써
두려움을 숨기고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 기절 직전인 나를 질질 끌다시피하며 계속 걸었다.

그렇게 두 시간 이상을 어두운 산 속에서 헤매자 나는 온몸의 통증에 무감각해졌고,
나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났다.
그저 Vivek이 끄는대로 질질 끌려가기만 할 뿐이었다.

정말 어둠 속의 산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무서운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낄 뿐이었다.


그 때,
갑자기 먼 곳에서 불빛이 보였다.
우리는 있는 힘껏 불빛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바로 Totapani였다.
Totapani와 우리 사이에는 강이 있었는데, 우리는 몸이 물에 젖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강 속으로 뛰어들어 건넜다.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행동이었지만 Vivek이 세게 나를 잡아준 데다 다행히
수심도 내 키를 넘어서진 않아서 Totapani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Totapani는 너무 평화롭고 예쁜 작은 마을이었는데,
관광객들이 한가롭게 편한 차림으로 거리를 구경하거나 시원한 저녁을 즐기고 있었다.
그 거리 한가운데를 우리는 물에 흠뻑 젖고 공포의 흔적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통과해 걸었다.

Vivek은 거리를 돌다 적당해 보이는 숙소에 들어갔다.
나를 위해 hot shower가 가능한 곳을 찾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 곳에 산 속에서 헤어져버린 Yenina를 만난 것이 아닌가!
우리가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사이에 뒤에서 천천히 걸어오던 Yenina와 Niraj는
여유있게 Totapani에 도착해 쉬고 있었다.
그 많은 숙소들 중에 또 우연찮게 같은 숙소에 머물게 된 것이 너무 신기해 우리는 마구 웃었다.

손가락 하나 들 수 없을만큼 힘들었지만,
핫샤워를 할 수 있다는 주인의 말에 나는 거의 기어가다시피 하여 옥상으로 올라가 샤워를 했다.
네팔에 온 후 처음 온 몸으로 느끼는 온기였다.
수도장치가 매우 불편했지만 그것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니었다.

따뜻한 물에 씻고나니 매우 노곤하여 나는 Vivek에게 인사할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내 방으로 골인하여 쓰러져 잠들어 버렸다.

정말 어마어마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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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odia




- 국경의 모습







- 이동 중 풍경




- 수상가옥




↑ 보트를 타고 학교 가던 아이들


- 앙코르 와트






↑ 200m 해자를 물들인 아침 해



↑ 일곱 개의 얼굴을 가진 신화 속 '나기'



↑ 어린 아이들을 죽이는 데 사용되었다는 슬픈 팜나무. 킬링 필드...


















↑ 힌두의 창조신화



↑ 신들의 세계로의 여정은 언제나 거칠고 힘들다.








- 툼레이더의 배경이 된 타프롬 사원


자연과 예술의 기막히고 조화를 이룬 그 곳.
이제 이 곳은 거대한 자연의 힘 없이는 단시간도 버틸 수 없다고 한다.
완벽한 화합의 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 또 다른 사원





















겨울 바다 찾아가기 - 하조대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반복재생되는 겨울바다의 영상을 떨쳐내고자 동서울터미널로 향했다.
이번 목적지는 '하조대'.
하조대까지 가는 티켓을 구매했는데, 정해진 개찰구에 있는 버스는 강릉, 주문진행이었다.
강릉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고 기사 아저씨께서 말씀하셨다.
버스로 긴 시간을 가는 것이 지루하지 않을까 싶어 PMP에 책에 바리바리 싸들고 왔지만,
정작 크게 필요치 않았다.
동그스름한 등허리의 야산들과 앙상한 겨울나무들, 군데군데 남아있는 눈들, 벼 밑둥만 남은 논 등을
보는 것이 무척 오래간만인 것처럼 느껴져 창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 본 강릉은 잘 정돈된 도시였다. 요즈음은 국토개발사업이 고루 잘 이루어진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어디를 가도 크게 낯선 느낌을 받지 않게 된 것 같다. 표지판이나 도로 정비
등이 표준화되고 전국을 아우르는 체인점이 많이 생긴 덕분일 것이다. 

 강릉에서 아저씨가 연계해준대로 다른 버스를 옮겨탔는데, 주문진으로 가던 남은 손님들도 모두
줄줄이 그 버스에 옮겨탔다. 내 옆쪽에 앉은 아주머니는 노기가 등등하여 기사 아저씨에게 마구
따졌다. 아주머니 말인즉슨, 주문진행 버스인데도 불구하고 노상 강릉까지 도착한 후 다른 버스에
옮겨타게 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나로서는 시간의 압박을 느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그저 버스의 커튼 사이로 들어있는 햇볕이 참으로 따사롭게 느껴져 평화를 만끽할 뿐이었다.

 

 

 버스가 주문진에 도착해 많은 사람들을 떨구고, 다시 하조대를 향해 출발하자 오른쪽 창을 끼고
푸른 바다가 그 모습을 찬란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쉽게도 나는 왼쪽 창쪽에 앉았으므로
목적지에 도착하기만을 바라며 감칠맛나는 풍경을 잠시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
버스로 약 20분 넘게 달렸을까, 드디어 하조대에 도착하였다.

하조대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곳이니만큼 여름 관광시즌에 대비한 상가들이 즐비하였는데,
현재는 비수기이기에 모든 상가가 한적하고 거리도 조용하였다. 정류장에서 내려 300~400m가량 걸으니
드디어 바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곱디 고운 하얀 모래가 길게 펼쳐지고, 바다는 하늘만큼이나 푸르러서 포토샵으로 선명하게 조절한 것마냥
아름답고 선명한 색상이 돋보였다.

 주변의 숙소들을 대충 둘러보다가 '알프스비치모텔'이란 곳이 눈에 들어왔다.
바닷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
들어가서 방을 잡았는데, 바다 반대편은 3만원, 바닷가쪽은 4만원이라 하였다.
어차피 내내 바다에서 놀 생각으로 3만원짜리 방을 받았는데, 나중에는 후회하였다.

 

 

 짐을 방에 두고 나오니 어느새 4시였다.
바닷가를 뒤로 하고 일단 하조대로 향했다. 내가 잡은 숙소에서 하조대까지는 1km 거리였다.
15분 정도 걸으니 등대입구에 도착하였는데, 이 곳에서 우측은 하조대, 좌측은 등대였다.
일단 하조대부터 보기로 결심하고 오른쪽 계단으로 올랐다.

하조대는 조선초 개국공신이었던 하륜과 조준이 기거하던 곳이라 하여 두 사람의 앞자를 따
'하조대'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경치가 좋은 곳에 지어진 정자인데 지금 지어진 것은 1998년에 복원한 것이라 한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건물이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군데군데 부서지고, 망가진 곳이 크게 눈에 띄었다. 또한 울창한 나무 사이에 가려진 바다가 감질맛나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여름이었으면 나무 그늘이 시원하고 바닷바람이 좋아서 아름답게 느껴졌을지 모르겠다.

  


 


 

 멍하니 정자에 앉아 지는 해를 받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내가 왜 겨울바다를 보겠다고 이 먼곳까지 와서 혼자 앉아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차가운 바닷바람이 오리털 파카안으로 파고들어오면서부터 급속한 외로움과 우울함이마음 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감칠맛나는 바다니 어쩌니 생각하면서도 어느새 정자에 자리잡고 앉은지 한시간을 훌쩍 넘겨있었다. 이러다가 해가 져버리면
등대에 못가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러 내려왔는데 역시 예상대로 등대는 굳게 잠겨있었다.
동계에는 5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다시 1km를 걸어 하조대 바닷가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가면서 바닷가는 어마어마하게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기온이 급속히 떨어지며 몸 사이사이로 차가운 공기가 파고들었다. 

 


 

 그런데도 바닷가를 떠나기가 싫어서 옷깃을 세우며 해변을 걷기 시작했다. 드넓은 하조대 바닷가는
온통 내 차지였다. 여름이면 사람들로 꽉 들어차 발 디딜 곳 없을 이 곳에 지금은 사람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에 나의 발자국을 남기며 가려진 곳 없는 탁 트인 바다를 따라 계속 걸었다.

 


 

 정말 예전부터 항상 신기하게 여기던 것중에 하나였는데,
나는 성격이 참 급하고 참을성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파도치는 모습이나 물결이 이는 모양은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멀리서 바람이 불며 파도가 커졌다가,
해변에 가깝게 오면 다른 파도들과 부딪혀 하얀 거품으로 사그라드는 모습은 무한히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것 같은데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는 놔주지 않았다.
나는 카메라를 이리저리 조절해가며 내가 보고 느끼는 바다를 그대로 기계 장치 안에 담아가기를
원하였으나, 조금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포기하였다.

 


  

이미 해는 그 몸뚱아리를 지평선 아래로 숨겨버리고 아직 모체를 따라가지 못한 실낯같은 빛의 음영만
이 주위를 배회하고 있는데도 못내 그냥 들어가기가 아쉬웠다.
오른쪽 부두를 따라 걸으니 갈매기들이 길게 하늘을 맴돌며 나는 것이 보였다.

 


 

 이제는 장갑낀 손의 손가락마저 추위로 마비될 지경에 이르른데다
점차 어둠이 깃들고 있었으므로, 해가 진 바다와 안녕하고, 숙소 1층 편의점에서 저녁거리와 술을
사서 안으로 들어갔다. 내일 아침까지 일정이 전혀 없었으므로 오랫만에 TV를 보며 저녁을 먹고,
혼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요근래 잘 느끼지 못했던 극심한 우울함과 쓸쓸함이 더욱 심화되 나를 괴롭혔다.
게다가 술을 마시면 취해서 잠들곤 했는데, 오늘은 한 병을 다 비우도록 취하지도 않고, 잠도 오지 않았다.

 창문을 열어제끼니 비록 바닷가쪽은 아니지만 윙윙거리는 바닷바람 소리와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창가에 고개를 묻고 실컷 바다소리를 감상하였다.

 


 

 정말 너무나 우울하여 죽을 지경이었다. TV도 지루했고, 가져온 PMP는 분명히 가득 충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유없이 배터리가 나가버렸다. 책의 활자 역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고,
나는 한없이 무기력한 상태로 우울함에 몸을 던졌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지만, 정말 밤새 거의 한잠도 자지 못하면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아침이 되기만을 바랐다.

 

드디어 아침.

굳게 밀봉된 방 안에서 어둠을 개봉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며 30분 이상 뒹굴거린 후,
겨우 몸을 일으켜 창문을 열었더니 환한 빛이 눈을 찔러서 눈물이 났다.
햇빛이 환하게 내리쬐는 바깥의 풍경이 어찌나 생동감있던지 간밤까지의 무기력함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밤새 우울함에 몸부림치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때문에 아침에
눈뜨자마자 바다고 뭐고 정리하여 서울행 버스를 탈 결심이었는데 그 결심이 어느틈에 무너져버렸다.

 대충 아침을 챙겨먹고 가방을 둔 채 밖으로 나왔다.
어제 포기하고 못 본 등대를 보러 갈 의욕이 솟아올라 발걸음도 가볍게 다시 하조대쪽으로 향하였다.
어젯밤에 매섭던 추위도 온데간데없고 겨울같지않게 참으로 따뜻한 날씨였다.

굽이굽이 계단과 통로를 걸어 드디어 등대에 도착하였다.
하얗게 칠해진 작은 무인등대였다.

 


 

 등대 자체가 기대했던것만큼 아기자기 예쁘고 잘 꾸며진 것은 아니었지만, 등대보다는 등대 부근에서 보는 풍경이 무척 좋았다. 막힌 곳 없이 탁 트인 시원함에 한껏 들뜨기 시작하였다.

아침해를 받고 보석같이 반짝거리는 바다가 무척 좋았다.

 


 

 조용히 바다를 감상할나는 찰나, 갑자기 많은 어르신들이 좁은 공간에 들어오기 시작하셨다.
가족끼리의 모임인 것 같았다. 신경쓰지 않고 즐기려고 했는데 그분들께서 나에게 단체 사진을 부탁하셨다. 어디에서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가족들끼리 참 친하고 화목한 것 같았다. 나름 신경써서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어르신들께서 나에게 친근하게 말을 거셨다.
아가씨가 왜 혼자 이런 곳에 왔느냐는 말부터 애인 있냐는 말까지..
내가 대답할 틈도 없이 어르신들끼리 질문과 답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재밌게 이야기하셨다. 그리고 불과 몇 분 만에 나는 그 가족의 막내며느리감이 되어버렸다. 나는 넉살이 없어 그런 이야기에 능숙하게 대꾸하지 못하고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허둥지둥했다.
가장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를 부축해드리며 등대에서 내려왔다.
어르신들께서는 주문진으로 가신다며 나보고 같이 가자고 하셨지만 나는 이만 서울로 올라가야 했으므로 사양하였다.

 인사를 드리고 다시 하조대 바닷가쪽으로 걸어오는데 무척 기분이 좋았다. 어르신들의 떠들썩하고 유쾌하던 분위기가 나에게 전염된 것 같았다. 나는 평생 인복이 많아서 어딜 가든 항상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짐을 모두 챙긴 후 드넓은 바닷가를 또 홀로 차지한 채 실컷 즐겼다.
어제 내가 모래 위를 걸으며 깊은 발자국을 남겼었는데, 밤새 바람이 그 자국을 모두 덮어 다시 바다는 언제 내가 다녀갔었냐는듯 시치미를 떼고 매끄러운 백사장을 뽀얗게 드러냈다
바다의 모래가 어찌나 곱고 예쁜지...
손으로 만질 때마다 촉감이 참 좋았다.

 

 


  

바닷가에 특별히 마련된 벤치에 앉아 따뜻한 한낮의 태양을 받으며 여한없이 실컷 겨울바다를 즐겼다.

 돌아올 때는 하조대-동서울간 직행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하루에 네대밖에 없는 버스를 바다에서
너무 오래 놀아 놓쳐버렸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강릉까지 갔다가 서울로 돌아가야 했다.  


하조대 바닷가는 너무 멋졌고, 내가 머문 숙소도 바로 코앞에 백사장을 펼쳐져 있어 매우 좋았지만
이번의 짧은 여행은 이상하리만큼 쓸쓸하고 안타까웠다.
하조대는 혼자 오기보다는 함께 즐길 수 있는 동행과 온다면 더욱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넓고 아름다운 바닷가를 마치 내것인양 1박2일동안 독차지하고 즐길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좋지 않은가.

다음번 찾을 때에는 이번과 같이 쓸쓸함을 벗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Tip. 하조대 여행

1. 동서울-하조대간 직행버스 이용
  : 동해고속, 하루에 네 대밖에 없음. 버스비 16,000원 가량.
* 직행을 놓치면, 강릉이나 속초 등에서 연계하여 이동.

2. 숙소는 '알프스 비치모텔' 강력 추천 www.aplsbeach.com
 : 다른 곳도 모두 바다에서 가깝지만, 정말 이곳은 가장
바다에 맞닿아 있으며, 숙소에서 온전히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돈을 10,000원 더 내더라도 바닷가쪽 숙소를 잡도록 권장.

3.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하조대'와 '무인등대'

4. 식료품은 미리 사갈 필요 없음. 편의점이나 상가가 많고, 버스정류장 부근에 농협 하나로마트가 정가에 제품을 판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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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HEDULE

- 몽파르나스 역에서 기차표 예매(정말 이상한 예약시스템)

- 베르사유 궁으로 고! 고!

- 인상적이지 않은 궁의 모습 & 입장하기 위한 긴 기다림

- 잃어버린 아이들

- 베르사유 정원에 도달했을 때의 놀라움! 경탄!

-숙소로 돌아와 White wine과 케익♥

 

 


↑ 베르사유로 가는 기차 안에서 먹은 바케트.

어찌나 질기고 딱딱한지 빵을 씹는지, 종이를 씹는지...

 


↑ 베르사유 내부

 


↑ 베르사유 왕궁 내부 2

프랑스 왕가 계보/기대에 비해 실망이던 거울의 방

 


↑ 베르사유 정원으로 가는 길

 

 


↑ 아름다운 베르사유 정원

 


↑ 잃어버린 초와 근 찾기를 포기하고 정원 삼매경에 빠진 나와 존~

 


↑ 베르사유 정원 구석 우리만의 공간에서 평화로운 시간 보내기♡

 

 

★ DIARY

 

프랑스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베르사유'로 대두된다.
혁명, 바스티유, 사치와 향락, 마리 앙투아네트, 단두대, 로베스 피에르.
그것은 아마 어릴적 마음에 감동을 받으며 보았던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연유했을 것이다.
오늘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키마의 핵심인 베르사유 궁에 갔다.

(물론 그전에 몽파르나스 역에서 기차표 예약을 모두 마쳤다. 프랑스는 정말 이상한 나라이다.
어제는 없던, 또 방금 전까지 없던 기차표가, 줄을 서고 다음날 가면 다시 생겨있었달까.
참 어이없지만 어쨌든 기차표가 모두 해결된 것은 기쁜 일이다.)

몽파르나스 역에서 RER을 탈 수 있는 중간지점까지 가서 국철로 갈아타 한참을 가니 역에 도착하였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새발의 피...
궁전 앞에 도착해 티켓을 사려던 우리는 입이 딱 벌어졌다. 표를 사기 위해 어마어마하게 길게
늘어선 줄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별 도리 없이 줄을 섰는데 2시간이나 걸려서
티켓을 살 수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2시간이나 기다리고 싶어 기다린 것도 아닌데 궁전입장
티켓밖에 팔지 않았다. 정원통합권을 달라고 하니 시간이 없어 못볼 거라며 팔지 않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그 긴 줄과 인파는 아랑곳없이 티켓 창구를 고작 두 곳 열었다는 것이다.
이번 뿐 아니라 비슷한 일이 여러 번 있엇기에 짧은 기간이지만 프랑스인들의 국민성을 좀
이해하게 되었달까. 나쁜 의미는 아니고,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와 딱 정반대에 위치한듯한 국민성을 가진듯 했다.

 2시간이나 줄을 서서 들어간 베르사유 궁은 생각보다 조금 별로였다. 몽골에서 본 winter palace랑
별반 다를게 없단 생각마저 들었는데 그래도 뒤쪽 거울의 방이 있던 건물의 방들은 그나마 좀 화려했던 것 같다.
주로 건물 실내 장식에 거울을 많이 사용한 것이 좀 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색채를 더했던 것 같다.

 중간에 일행을 잃어버린 우리는 얼마간 일행을 찾아 헤매다 포기하고 궁 구경을 계속하였다.
그 멋지고 아름다운 정원이란!
기대치 못했던 광활하고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다.
가도 가도 끝없이 나오는 아름다운 분수들과 넓고 푸른 초원, 대운하 등등...\
모두 혀를 내두를만큼 세심히 잘 꾸며졌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눈 앞에 드러나는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마저 황홀하였다. 나름 많은 곳을 가보았지만 그렇게
그림 같은 풍경은 처음이었던듯 싶다.

그 광활한 땅에서 기적과 같이 일행을 다시 만났다. 베르사유의 기적? 이라 농을 하였다.
아이스크림 집을 찾아가다 발견한 뒷길은 너무 조용하고 아름다워 천국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예전에 네팔 포카라나 몽골의 홉스골에 가 감탄하였지만 이 세상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곳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베르사유 정원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수백 년 전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 모든 정원을 자신만의 것으로 혼자 소유했으리란 생각에 기가 찼다.
굶어죽던 민중들이 궁에 들어와 얼마나 분노했을지 충분히 알다가도 남음이었다.
빵 대신 케익이라 말할 수밖에 없는 여왕이 되기에 충분히 비현실적인 정원이었단 생각이 든다.
꿈인듯 생시인듯...
이런 천국같은 곳에 산다면 누군들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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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HEDULE

- 몽파르나스 역에서 기차표 예약 시도! (거의 실패 ㅜ_ㅜ)

 


↑ 어떻게 하면, 기차표를 잘 끊을지 연구에 연구 거듭중! (몽파르나스 역 비둘기 카페)

 

- 오르세 미술관 관람. 엽서 2장 구입!

 


↑ 그 유명한 오르세 미술관.
눈 돌아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압도적;

 

- '콩코드 광장 → 샹젤리제 거리 → 개선문' 따라 걷기.
   George V 카페의 멋진 종업원♥


↑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콩코드 광장, 샹젤리제 거리로 가는 도중, 개선문, 잘생긴 웨이터)

  - 숙소에서 저녁 식사 후 '바토 무슈' 유람선 타고 세느강 구경

 


↑ 세느강 야경.

시퍼런 에펠탑이 너무 촌스러워 '저게 뭐야;' 하며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으나,
알고보니 우리가 있던 시기에 유엔 머시기가 파리에서 열려 유엔 마크를
에펠탑으로 나타낸 것이었다고 한다. 아놔...

 - 피곤에 찌든 채 숙소로 came back...

 

 

★ DIARY

 


 

여행은 왜 떠나는 걸까?

낯선 곳으로의 도전? 현실에서의 도피? 마음의 평화와 여유?
이 중 세번째 이유로만 따져본다면 이번 여행은 해당사항이 없다.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되는 일정과 늘 동행자가 함께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꽉 참이랄지...
도저히 여유를 찾을 수 없는 요즈음이다.
그러나 도리어 현실 속의 고뇌와 번뇌에서 벗어나는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동행자의 존재와
바쁜 일정은 복잡하던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주는 것도 같으니 이것 참 모순되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피곤한 몸과 마음을 대가로 얻어진 35일간의 여유.
그러나 간간히 주어지는 짧은 시간 동안에도 화선지에 떨어진 먹물마냥 거침없이 퍼져나가는
복잡한 마음은 역시 또 괴롭다.
여행이라는 것이 도리어 이 먹의 농도를 더욱 짙게 하는듯 하니 이것은 어찌된 선택인건지...
답은 여행의 끝자락에 서서 다시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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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HEDULE

 

- 성 폴(세인트 폴)성당 방문
  끝도 없는 계단을 오른 끝에 꼭대기 도달. 속삭이는 회랑

- 우체국 찾아 삼만리 ㅜ_ㅜ

- 테이트 모던 Go Go!

- KFC에서 체할 정도 속도로 점심식사

- Luton 공항으로 출발 (Loyal Oak→St. Sancras→Luton→Paris)

- 처음 만난 Paris의 인상 (Information vs. 티켓 창구)

- RER을 타고 북역을 거쳐 몽파르나스에서 환승→ 쁠레랑스 역 하차

- 푸른민박 도착~ 썰~렁;;

 

 

★ DIARY 없음; 피곤해서 쓰지 못 하고 자 버렸다;;

 

 ↑ 세인트폴 성당

 

 

↑ 테이트 모던(下)과 테이트 모던 앞에서 바라 본 세인트폴 성당(上)

 

↑ 저가 항공 타고 프랑스로 고! 고! ^^

 

 

 

마지막으로....

 


↑ 보너스? 혹은 누가 되는 사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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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가를 사랑하게 해 준 커틀드 갤러리

 

 

★ SCHEDULE

- AM 06:00 기상, 식사& 샤워

- 대영박물관 관람 (미라 놀라움!)

- Fish& Chips로 점심 식사

- 커틀드갤러리 관람♡

- Mussetti에서 아이스커피 한 잔

- 「Her Majesty's」에서 'Phantom of the Opera' 관람~

- 숙소에 돌아와 바나나 먹기, 냠~♥

 

 

★ DIARY

 

 

  어제 일찍 잠들어버린 보상이라도 하듯 오늘도 새벽 6시에 기상하여 매우 바빴다.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한 후
대영박물관을 향했다. 그러나 웬일... 사람이 득실거리는 대영박물관에서 정신이 나갈듯 하였다. 미라나 아시리아
유물 등이 신기하였으나 많은 사람들이 시야를 자꾸 가려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대영 박물관 관람 이후 근처의 식당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자 하였으나 좀처럼 찾기가 어려웠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거리를 헤매다 Fish& Chips라고 쓰여있는 Pub에 들어가 식사를 하였다.
Fish는 매우 크고 음식이 느끼하여 기네스를 함께 마셨다.

 

 

  다음 목적지는 커틀드 갤러리! O가 추천했던 곳이라 기대가 컸다. 내셔널갤러리나 대영박물관보다 인지도가
낮아서인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폴 고갱, 고흐, 마네, 모네, 모딜리아니, 칸딘스키 등 널리
알려진 화가들의 작품을 몰입하여 감상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의외로 드가의 작품이 좋았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화풍에 마음이 동하였다. 고갱의 그림은 색이 강렬하여 눈에 잘 들어왔으며 고흐의 자화상은 포스가 강렬했다.
칸딘스키의 차가운 추상은 생각보다 귀여운 느낌의 추상화였다.

  버스를 타고 Piccadilly Circus로 이동하여 작은 카페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오페라를 보러 갔다.

 

 

  슬플만큼 리스닝 능력 부족을 실감하였으나, 노래와 무대장치는 정말 멋졌다. 더불어 배우 한지혜도 볼 수 있었다.

  여유있는듯 정신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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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내비게이션 스위치 On

 

 

★ SCHEDULE

 - AM 06:00 기상. 샤워& 아침식사

 - AM 08:00 Quest Hostel 체크아웃

 - AM 10:00 Torquay Hostel 체크인

 - 18번 버스 타고, Oxford Circus 에 도착. 걸어서 Piccadilly로 이동

 -'오페라의 유령' 예약

 - 지하철 타고 Waterloo역으로 이동

 - London Eye→국회의사당→BigBen→Westminster사원

 - 핫도그와 콜라로 점심 해결

 - St. James Park 거쳐 버킹엄 궁 구경

 - 트라팔가 광장 구경 후 National Gallery 구경

 - 숙소로 Back

 - 곯아떨어짐. =ㅅ= 아놔... 예정되어있던 야경 구경과 맥주는....;;

 

 

 

 

★ DIARY

 

  힘들고 고된 하루였다. 빡쎈 여정을 돌고 숙소에 돌아와 4명이 다 같이 시간도 의식치않고 곯아떨어질만큼...
기대가 없던 여행이었던 때문인지 몰라도 매우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생각 없이 런던의 거리를 걷고, 잔디밭에 앉아 핫도그와 콜라로 점심을 먹고...

 

내셔널 갤러리에서의 여유있는 관람을 하던 중 문득 '아 좋구나' 싶었다.
멍하니 잘 만들어진 건물의 창 사이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상대적으로 나의 안락함을 느꼈달까?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서양의 작품들은 나를 만족시키지 않았다.
사람 중심적인 그림의 구도, 근엄함과 장엄함으로 뒤덮인, 조금은 가식적인 것들, 빈 틈 없이 꽉 메워진 답답함...
너무나 신의 위엄을 강조한 그림을 많이 보아서인지 종국에는 예수의 자애로운 미소조차 한없이 허구와 가식으로
느껴졌다면 내가 이상한걸까? 강아지나 고양이, 사물 등을 다만 도구로 활용할 뿐인 그림들을 보며 서양인들이
얼마나 인간임에 또 백인임에 우월감을 느끼고 있는지 느꼈다.
  한없이 피곤했지만 아기자기한 거리가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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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 SCHEDULE

 - AM 09:20 인천 공항 지하1층 외환은행 집합(혼자 삽질; 삐질;)

 - PM 12:50 비행기 탑승 to Moscow

 - PM 08:00 영국 히드로 공항 도착
                 숙소 찾아 Call, call, call!

 - PM 09:30 찾아낸 Quest Hostel 도착

 
 

★ DIARY

1.

  인천 국제공항에서 무려 10시간의 비행을 하며 모스크바에 가는 중이다. 기체는 어둡고 흔들린다.
그런데 놀라울만큼 긴장되거나 무섭지는 않다. 의지할 곳이 있다는 것은 이러한 거구나...
이 든든함이 만족스러우면서도 도리어 걱정스럽다. 온전히 나의 강함이 아니니까...
여행에 대한 준비가 미진한 것이 조금 걱정스럽지만 모자란 준비는 수고와 경험으로 채우리라.
  집에서 공항으로 오는 리무진을 타고 이런저런 생각을 했는데, 어느새 여행이 주는 기대감에도
조금은 익숙해졌달까. 규칙적인 여행이 도리어 반복처럼 느껴질 정도라니 실소가 나온다.
어느새 여행은 더이상 일탈이 아닌듯 싶다.
  습관. 습관이 되어버린 여행.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그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2.

↑  It's another world! 

 

  현재 모스크바에서 런던으로 이동중. 그런데 사고를 하나 쳤다;; 바로 숙소예약!
우리가 런던에 도착하는 날을 착각하여 하루치를 예약하지 않은 것이다! T-T 엉엉~
불안한 마음 가득이지만 그나마 누군가와 함께 있어 다행이다.
현재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완전 한밤중, But 영국 시간으로는 초저녁이다. 밤에 도착하여 숙소를
무사히 잡을 수 있을런지.. 참을 수 없는 졸음을 애써 참으며 걱정하여 본다.

 

 

3.

 

 

  처음 Bayswater 역에서 나왔을 때의 기분이란,,,
  이층 버스가 불빛을 밝히며 거리 위를 돌고 2차선의 좁은 거리 위에 마치 거인같은 사람들이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이 너무나 이국적이라 놀라웠다. 영화 속에 나오는 한 장면에 내가
그대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약간 헤매었지만, 멋진 이탈리아 커플의 도움으로 무사히 Quest Hostel에 도착하였다.
짐을 풀고 씻으니 정말 기진맥진하였다.
영국에서의 첫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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