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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족자카르타(Jogjakarta) (3)

2. 족자


-부제 : 웅장한 세계의 불가사의와 마주하다!





↑ F가 찍은 보로부두르 사원의 전면









■ Borobudur Temple 입구에서..



Soto(수프) 한 대접을 다 비우고, 우리는 보로부드르 템플(Borobudur temple)로 출발하였다. 

사원은 멀리 있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 한참을 달려 마침내 사원에 도착! 

두 청년을 따라 입구에 들어섰다. 

F가 티켓을 사러 가 우리는 밖에서 기다리며 사진을 찍었다. 

마침 사원에는 수학여행? 현장학습을 온 고등학생들이 바글바글하였다. 



↑ 보로부두르 사원 안내도




↑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가득찬 사원 입구. 입구를 중심으로 왼쪽이 외국인 창구, 오른쪽이 내국인 창구이다.





학생들이 모두 들어간 후 우리도 입장하려 준 티켓을 내밀었는데, 

우리는 외국인이라 다른 티켓을 끊어야 하는 것을 F가 몰랐던 것이었다. 

왜 여행가이드가 그런걸 모르고 있을까? 또다시 의구심이 들었다.


F는 다시 티켓을 끊으러 우리를 데리고 international ticket box로 갔다. 

우리는 높은 가격을 준 후 티켓을 끊어야 했다. 

그러나 그런 것은 다 당연한 듯 F가 했다. 우리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어디까지 우리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 왼쪽이 F가 잘못 끊은 내국인 티켓, 오른쪽이 외국인 티켓. 가격차가 상당하다. 하하-;;





F가 돈을 지불하는 동안 어떤 여자분이 다가와 우리 허리에 사원이 그려져있는 군청색 스카프를 둘러주었다.

그리고 갑자기 어떤 할아버지가 우리와 동행하기 시작했다. 가이드라는 것이다. 

나는 매번 내가 여행에서 겪었듯 가이드라고 다가와 나중에 돈을 요구하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 찝찝했으나,

우리의 여행은 F가 다 진행하고 있었고, 그가 아무렇지 않아했기 때문에 일단 가만히 있었다. 



↑ UNESCO Heritage 기념비와 멀리 보이는 Borobudur temple



↑ 모든 부처의 모습이 제각각 다르다.




■ 싯다르타의 일생을 따라 걷다 


처음에는 다소 찝찝한 마음으로 가이드를 맞이했으나, 할아버지께서는 설명을 정말 잘해주셨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다.

사원 건너편에는 사람이 누워있는 모양이 산이 있었고, 그곳에서 F와 Fer와도 사진을 찍었다. 

대부분 론리플래닛에서 읽은 내용이었다. 

사원은 불교사원이며, 지진 등으로 땅에 묻혀 오랜 세월동안 존재조차 잊혀졌다가, 

네덜란드 사람에 의해 발견되어 발굴되었다. 지금도 발굴하는 중이며 Unesco heritage로 선정되었다. 

꼭대기의 스투파는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아래는 현세, 중간층은 열반, 마지막 꼭대기층은 천상으로 나누어진다.

각각의 벽돌은 풀이나 다른 연결하는 물질없이 양과 음의 굴곡으로 맞물려 쌓여졌기 때문에 튼튼하다.

아래 사각의 단에는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여러 모습이, 그 위에는 싯다르타 왕자가 부처가 되는 스토리가 조각되어 있었다.

특히 싯다르타 왕자가 부처가 되는 이야기가 참 흥미로웠는데, 일생의 내용이 아주 자세하게 조각되어 있었다. 

싯다르타의 어머니인 마야 부인이 태몽을 꾸는 장면에서부터 태몽을 해석하는 예언가 이야기, 

아기를 낳으러 친정에 가는 모습 등등 아주 자세한 스토리가 참 재미있었다. 



가이드 아저씨는 아기를 낳는 내용에서 멈추고 윗층으로 올라가려 하셨으나, 나는 싯다르타가 생로불사에 대해 고민하며

깨달음을 얻는 부분의 조각이 궁금하여 조금만 더 보자고 하였다.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는 방향이라 사람이 적었다. 

싯다르타는 아픈 사람, 죽은 사람 등을 보며 마침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윗층으로 올라가니 한국 가족이 있었다.

그 가족의 가이드는 한국말을 잘해서 좀 부러웠다. 영어로 알아듣기가 참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가이드 아저씨는 관련 지식이 풍부하셨고,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를 잘 집어주셨다. 

타는듯한 태양아래 우리는 한 층, 한 층 오르며 사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수없이 많은 부처의 모습은 제각각이었으며, 많은 부처상이 머리 또는 팔 등을 잃어 형체가 완전하지 않았다.



마침내 스투파가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가이드 아저씨께선 스투파는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나뭇잎을 흉내낸 모양이라며 직접 나뭇잎을 접어 보여주셨다. 

신기했다. 스투파에 뚫린 구멍은 층마다 달랐다.

 처음에는 다이아몬드형, 그 다음에는 사각형, 그리고 마지막에는 아예 구멍이 없었다. 

그리고 그 모든 스투파마다 부처가 들어 있었다. 






↑ 예언가를 만나 싯다르타를 낳을 것임을 듣는 마야부인(싯다르타의 어머니)



↑ 생로병사의 모습과 마주하는 싯다르타




↑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스투파와 사원 주변 전경



↑ 세속의 세계에서 극락과 열반을 우러러보다. 

각층은 세속, Nirvana, 극락을 의미하며 그 의미에 따라 스투파의 구멍 모양이 다르다.







■ 나는 아티스트?!


마침내 꼭대기까지 올라가 가이드 아저씨는 우리에게 10분간 시간을 주셨다. 

우리가 천천히 돌며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한국말을 잘하던 가이드가 우리에게 접근해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스투파를 말없이 3바퀴 시계방향으로 돌며 간절히 염원하면 바라는 것이 이루어진다 하였다. 

나는 사실 딱히 바라는 것이 없었으나, 말없이 3바퀴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도는 내내 우리는 엄청나게 주목당했다. 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우리를 주목했고, 우리 이야기를 했다.

느낄 수가 있었으나, 신경쓰지 않으려 애썼다. 마침내 구경을 다 하고 사원을 내려가려 할 때, 

Fer가 우리에게 계속 말 걸고 싶어하던 일행들을 가리키며 그들이 우리와 사진을 찍고 싶어 부탁했는데, 

같이 한 장 찍어주면 안되냐 하였다. 이미 가이드북에서 그런 일이 있으리라 읽은 일이 있었으므로, 

또 무례하게 마구 찍은 것이 아니라 양해를 구했으므로 기꺼이 알겠다 하였다. 

우리는 몇 명의 인니 남자애들과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것만으로도 계속 감사하다 말하며 엄청 좋아해 조금 부끄러웠다. 

Fer 말로는 우리를 아티스트같은 것으로 여기는 것이라 하였는데,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 멀리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조화로울 뿐이다.






■ 헷갈리는 돈 문제


우리는 빠른 속도로 사원을 내려왔다. 우리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다 내려왔는데, F가 물을 사주었다. 

가이드 아저씨가 이제 돈을 요구할 것이라 생각해 J에게 얼마를 줘야 할지 물었더니, 

J가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닌가. 자기도 잘못 본줄 알고 놀랐는데, 우리가 사원 꼭대기에서 돌고 있을 때 

F가 가이드 아저씨와 악수를 하는 듯 하더니 순식간에 돈을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을만큼 자연스러웠다고 했다. 

도대체 어디까지 F가 지불하는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고 조금 민망했다. 

나중에 F에게 팁을 주면 되는 것인지 뭔지 부담스러워졌다. 

사원에서 나갈 때도 F는 자기 돈으로 물을 사서 우리에게 주었다. 무슨 여행 가이드가 물까지 다 사준단 말인가!!



↑ 나와 J와 F




■ 일정 변경


우리는 다시 차에 올랐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이제 Prambana에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조금 달리던 F가 뭐라뭐라 이야기했고, Fer가 통역을 해주었는데, 

지금 Prambana에 가는 것은 너무 늦은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두 사원이 완전히 반대 방향에 있어 지금부터 가려면 2시간이 걸리는데, 이미 시간이 4시였기 때문이다. 

아마 5시 정도 되면 입장이 안될 것이란 이야기였다. 

론리플래닛에서 제한 시간 정보가 없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약간 불만이 생겼지만, 

내일 Prambanan을 갈 수 있다는 F의 말을 믿기로 했다. 




갑자기 시간이 좀 떴다. 다음 일정은 호텔 체크인이었다. 

무려 하얏트!! 

너무너무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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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족자


-부제 : 정신없는 출발로 여행은 더 꿈같은 시간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족자카르타 여행은 처음 시작부터 정신이 없었다. 

혼을 빼놓게 시작한 우리의 여행은 아직까지 가슴에 여운이 사라지지 않을만큼 즐겁고 인상적이었다. 

지금 당장 이 여행기(일기)를 쓰는 일조차 가슴 설레일만큼....

2박3일간 있었던 놀라울만큼 즐거웠던 일들을 표현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박3일동안 엔돌핀이 내내 분비되어 마약을 한 사람처럼 일분일초가 참 즐거웠다. 









■ 공항으로 출발!


아침 4시반에 알람을 맞추었는데, 기대감에 설레 잠을 늦게 들었더니 알람을 듣지 못했나보다. 

기겁을 하며 일어난 시간은 5시20분. 

짐도 아직 꾸리지 않았는데, 6시까지 준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서두르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 당연히 내 방을 노크할 사람은 같이 여행가는 J밖에 없으므로, 당연히 J일줄 생각했는데, 

밖에서 관리인 아저씨 목소리가 들렸다. 서두르며 노크하는 품새가 당장 나오라는 것 같았다. 트래픽 잼을 외쳤다. 

분명 어젯밤 새벽 4시부터 가겠다는 우리를 말리며 6시에 출발하라 한 것은 Y씨였는데, 

관리인 아저씨한테까지 전달이 안된건지, 아저씨 생각은 다른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계속 밖에서 소리지르며 노크하는 아저씨 때문에 마음이 너무나 급해졌다. 




허겁지겁 씻고, 화장을 하고, 짐을 꾸렸다. 짐은 꾸린건지 물건을 가방에 던져넣은건지도 모를만큼 급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다 준비하고나니 5시50분. 

아저씨는 그 사이에도 다시 몇 번을 왔다가셨다. 

50분에 J 방으로 가서 나오라고 했더니, J도 황망하게 준비하고 나왔다. 

우리는 혼이 빠져나가는듯한 기분으로 차에 올라타야 했다. 차는 급하게 출발하였다. 

기사아저씨는 몇 일 전 Y집에 초대받았을 때 만났던 그 기사가 아니라 늘 우리 관리인 아저씨와 수다떨러 오는 아저씨였다.

이 아저씨도 Y씨댁 기사 아저씨인가 하고 놀랐다. 기사가 두 명이나 되다니... 

아저씨는 새벽이라 트래픽 잼이 심하다며 계속 뭐라뭐라 하셨다. 그리고 무섭게 엑셀을 밟기 시작했다. 

아저씨가 너무 서두르시자 조금 겁이 났다. 정말 우리가 늦는걸까 하고 조바심이 났다. 

게다가 톨에 들어섰는데도 차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매우 커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막힘현상은 두 차의 추돌사고로 인한 임시적인 것이었다. 

그 구간을 벗어나자 우리 차는 무서운 속도로 톨(고속도로)을 달리기 시작했다. 

지도로 위치를 확인했는데 어마어마한 속도로 공항을 향해 달리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겁이 나 J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하고, 나도 벨트의 버클을 채웠다. 

차는 총알 택시처럼 달려 결국 25분 만에 우리를 국제공항 터미널1에 내려놓았다. 

아저씨는 순식간에 우리의 짐을 내려주고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엄청난 속도로 사라지셨다. 










■ 공항인가? 이곳은?



↑ 면세점이 없는 1터미널




↑ 1터미널 게이트 앞. 모든 비행기 보딩 타임이 부정확하다.






어안이 벙벙해진 우리는 다소 멍한 상태로 공항에 들어섰다. 

라이온 에어에 가서 짐을 붙이고 보딩패스를 발권받았다. 패스가 너무 얇아서 영수증같았다. 

40,000루피아의 공항세를 내고 안전점검을 하고 들어간 공항은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다. 

마치 시골 간이역같은 국제공항의 모습에 우리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 안에서 여유롭게 커피와 음식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도무지 그럴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면세점은? 당연히 그런 것도 없었다. 지하상가같이 생긴 몇 개의 샵들은 그나마도 면세가 아니라 하였다. 

공항 내에 있는 샵인데도? 믿기지 않아 직접 폴로매장에 들어가 가격을 확인했는데, 정말 면세가격이 아니었다. 

라운지라고 표시된 곳은 우리가 이용하려면 돈을 내거나 해야 했다. 




일단 게이트 앞까지 들어가보자고 하고, 표 확인하는 곳을 통과했는데 뭔가 심상치 않았다. 

저 너머 있는 게이트 건물에는 도저히 카페나 샵들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짐 보안대 앞에서 우리는 어찌해야 할지 망설였다. 

공항 직원에게 게이트 너머에 음식을 먹을 곳이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는 것이 아닌가. 

그럼 밖에서 음식을 사서 들고 들어갈 수 있냐 물었더니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절대 안되는데...

다시 밖에 나가게 해달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고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우리는 다시 나가 스타벅스에 가서 음료를 시켰고, 바로 옆 로티 집에서 번을 시켜 들고 다시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 





게이트 앞에 앉으니 시간이 아직도 2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고 번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을 찍고,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하며 있었더니 시간이 금방 갔다. 



우리의 보딩시간은 8시반이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8시20분에 갑자기 우리 게이트 앞 줄이 생기고, 

사람들이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10분 전에 게이트를 연 것이다. 

우리는 황당해하며 짐을 챙겨 게이트를 통과했다. 혹시 다른 비행기인가 싶어 확인했으나 우리 비행기가 맞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비행기 앞까지 가서 날개 옆에 있는 자리에 앉았다. 

비행기를 타는 일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또 안좋은 병이 도졌다. 나는 계속 안좋은 상상과 생각을 억누르려 애썼다.

아래 좌석에 있는 구명조끼를 손으로 만져보았다. 점점 더 겁에 질렸다. 

비행기는 9시에 이륙하도록 예정되어 있었으나, 그것보다 10-15분 정도 늦게 이륙했다. 

심지어 보딩은 정해진 시간보다 먼저 했는데... 아이러니한 일이다. 

비행기가 출발하자 나는 더욱 겁에 질렸으나, J는 옆에서 깊이 잠이 들었다.

나는 안좋은 상상을 하며 한 시간 정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저가 항공이라 물 한 잔 주지 않았다.

1시간10분이 걸린다던 비행기는 심지어 비행도 더 오래해 나를 더 불안하게 하였다. 

결국 원래 예정시간이던 10시10분을 훨씬 넘겨 11시에 가까워져서야 족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다. 





↑ 우리가 탄 라이언에어









■ F와의 만남


황망하게 내려 짐을 찾았다. 짐을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밖으로 나오니 더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공항에서 F를 찾으라 했는데,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우리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번 반둥 여행처럼 아저씨나 할아버지가 가이드로 나올줄 알았는데, 굉장히 젊은 청년 둘이 종이를 들고 있어 당황스러웠다. 

그 중에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많이 난 한 명은 재빨리 우리 짐을 들고 먼저 가버리고, 나머지 한 명이 영어로 말을 건넸다. 

Mr.F냐고 묻자 아까 짐을 들고 인사도 없이 앞서 가버린 사람이 F라는 것이었다. 

F가 영어를 전혀 할줄 몰라서 친구인 자기랑 같이 나온 거라는 설명이었다. 

일단 짐을 싣고 인사를 나누었다. F는 정말정말 영어를 전혀 못하는 것 같았고, 친구인 Fer의 영어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무슨 여행사 직원이 이렇게까지 영어를 못하나 정말 황당했다.

배고프냐고 묻길래 우리는 정말 배고프다고 이야기했다. 우선 밥부터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일단 Y씨가 F에게 전달해주라고 했던 일정표를 전달해주었다. 여행사 직원이 왜 여행 일정표도 안가지고 있는지

역시 의아했지만, 일단 넘어갔다. 그제서야 F는 일정표를 탐독하는 듯 했다. 시작부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정표에 따르면 우리의 점심 식사는 Soto였는데, 이미 비행기 도착이 너무 늦어져 

오늘의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일정표는 아침부터 밤까지 정말 빡빡하게 짜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F는 원래도 과묵한 성격인지 말이 없어서 차 안은 조용했다. 

친구인 Fer는 그나마 붙임성있게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말을 하기도 해서 더 친근했다. 

마침내 도착한 레스토랑에 앉아 알아서 시켜주는 Soto를 먹었다. 

식당 내부에는 연예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이 많이 붙어있었다. 정말 맛집인 모양이었다. 

유명한 식당이냐 물었더니 많이 유명한 곳이라 하였다. 

밥을 다 먹고 돈을 내려는데, 어느새 F가 돈을 다 내버렸다. 좀 당황스러웠다. 

어디까지 우리가 대접받고, 어디까지 돈을 내야 하는건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아니면 여행 후 한꺼번에 패키지처럼 한꺼번에 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 유명하다는 Soto(수프)집



↑ 맛있었던 Soto(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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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족자 (1)

-부제 : 족자에 가게 된 이유




↑보로부두르 사원(Borobudur Temple)

                                                            : 족자에 있는 세계 최대의 불교유적.824년 만들어짐.





족자는 발리와는 달리 정보 위주가 아니라 여행기 식으로 올리고자 한다. 

사실 그다지 전할만한 정보가 없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느꼈던 감정들이 훨씬 소중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족자라는 지명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인도네시아에 오니 많은 사람들이 족자를 추천하였다.

족자는 Jogjakarta(족자카르타)의 줄임말인데, Yogjakarta(욕자카르타)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읽을 때는 족자카르타 또는 족자라고 읽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주와 같은 느낌의 도시랄까. 고대 자바 섬의 중심지였던 모양이다.

현재도 Keraton이라는 우리로 말하면 일명 성에 술탄이 거주하고 있기도 하다.

고유의 문화를 잘 간직한 족자카르타에 가보기로 결심하고,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라이언 에어!(Lionair)










족자에 가기로 결심했던 그때쯤, 인도네시아에 거주한지 한 달이 다 되어 머물고 있는

집주인분께 하숙비를 내야 했다. 9월1일에 집으로 하숙비를 받기 위해 찾아오신

친절한 집주인인 Y씨에게 돈을 지불했더니, 자기 집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

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날은 이미 식사를 마친 후였으므로 다음날 Y씨 집에 방문하여

식사대접을 받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현재인의 평범한 생활모습을 볼 기회였으므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다음날 약속한 시간에 맞춰 기다렸다. Y씨 역시 그 근방에 사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길을 어찌 찾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관리인 아저씨가 문을 두드렸다.

Y씨가 차와 기사를 보냈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당황스러웠다.

분명 Y씨 집은 우리 집에서 걸어 5분 거리에 있는 곳이라 들었는데....

혹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일까?

좀 당황하며 일단 차에 올랐다. 기사가 문을 열고 닫아주기까지 했다.

황송한 기분과 더불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당황스러웠다.

차는 내가 알던 바로 그곳! 걸어서 5분 거리의 그 집 앞에 섰다. 기사가 문을 열어주었다.

그러자 문 앞에 서 있던 가정부가 뛰어가 우리의 방문을 알렸다.

가정부가 들어간 쪽으로 따라갔더니 갑자기 기사가 놀라며 앞 쪽의 큰 문을 가리켰다.

가정부가 드나드는 문과 원래 정문이 따로 있는 모양이었다.

내 등뒤로 땀이 나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 온 것 같았다.




안내받은 문으로 들어가니 아주 휘황찬란하지는 않지만, 모든 기자재와 가구 등이 고급품임에

틀림없는 깔끔한 집이 보였다. 대리석으로 장식된 인테리어가 심상치 않았다.

내 손에 든 허접한 한국 기념품 색동 파우치와 책갈피 등이 부끄러워 숨고 싶었다.

우리는 문 앞의 쇼파에 잠시 앉아 식사 준비가 끝날 때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집이었지만, 에어컨이 없어 나는 땀을 뻘뻘 흘려야 했고, 땀 냄새에 모기가 엄청 기승이었다.

그런데 Y씨는 신경쓰지 않는듯 보였다.

Y씨가 네 명의 딸들을 소개해주셨다. 그 중 첫째 딸은 고등학생인데, 영어를 아주 잘했다.

모두 엄청 미인이었다. 막내 딸은 이제 4살 정도 되었다.





식사가 준비되었음을 알리는 가정부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식탁에 앉았다.
한눈에 보아도 그릇 등이 값싸보이지 않았다. 내 등뒤에 계속 식은 땀이 흘렀다.

그냥 하숙집 주인인줄 알았던 Y씨가 알고보니 생각보다 부자였던가 보다 싶었다.

부끄럽지만 기념품을 드리고 식사를 했다.

어떻게 먹는 음식인줄 몰라 우리가 망설이자 Y씨가 친절하게 시범을 보여주셨다.

연신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도 싱글벙글 웃으며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Y씨 모습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딸들과 Y씨와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를 했는데, 정말 엄청나게 맛있었다.

원래 고수를 잘 먹지 못하는데, 고수가 정말 딱 적당하고 맛있게 들어있어 나조차도 잘 먹을 수 있었다.

식사는 무슨 레스토랑처럼 코스로 나왔다. 

샐러드부터, 에피타이저, 메인요리 그리고 마지막 디저트는 뚜레쥬르 푸딩이었다.

Yi씨의 딸들이 뚜레쥬르 푸딩을 좋아한다고 했다.

사실 큰 딸 말고는 영어를 다들 못해서 의사소통이 참 힘들었다.

다른 딸들은 전혀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Y씨는 열심히 우리와 소통하려 했지만 영어가 짧으셨다.

그렇지만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너무 좋아하셔서 나보다 더 많이 알고 계셨다.

심지어 요즘 방영하고 있는 '잘 키운 딸 하나'도 보고 계시다 했다. 









아무튼 그러던 와중에 족자에 갈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그러자 Y씨가 족자에 아는 사람이 있다며, 자기가 도와주고 싶다고 계속 그러시는 것이 아닌가.

그 전에 반둥이며 다른 곳을 구경시켜 주고 싶다고 하시는 것을 계속 거절할 참이라 

또 거절하기가 애매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Y씨의 짧은 영어에 족자의 아는 사람이란 분이

여행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했다. 아는 분의 여행사를 이용하면 그래도 좀더 싸게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알았다고 했다.

Y씨는 비행기는 이미 예매해서 어쩔 수 없지만, 나머지 호텔이나 족자 내에서의 여행은

모두 자기에게 맡기라며 자기가 전화해두겠다고 했다. 

사실 그 당시 우리는 비행기도 예매하지 않았지만, 그것마저도 해주실 기세라 부담스러워

이미 비행기는 예매했다고 거짓말을 한 상황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집에 가자마자 미친듯

비행기표를 예매해야 했다. 하하...;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저렴한 가격에 아는 분의 여행사를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순진한 기대에 그렇게 Y씨의 호의를 받아드렸다.





아직 여권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돌려받지 못해 국내선일지라도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 그 부분을 Y씨에게 물어보자, 잠깐만 기다리라 하더니 공무원인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묻는듯 했다. 전화를 끊은 Y씨가 아마 괜찮을거라 하며 하지만 만약

공항에서 문제가 생기면 자기에게 전화를 하라는 것이 아닌가. 남편과 통화하면 문제없이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싶었지만, 뭐 일단 알았다 대답했다.

저녁식사는 그렇게 마무리되었고, 우리는 계속 걸어가겠다 한사코 만류하였지만, 결국

Y씨의 뜻대로 다시 5분 거리를 차를 타고 가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족자에 가기로 한 전전날.

Y씨가 모든 것을 맡기라고는 했지만, 여행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 슬슬

불안해졌다. 우리는 Y씨에게 문자를 보내 우리가 묵을 숙소가 정해졌는지 물었다.

그랬더니 영어가 짧은 Y씨는 호텔 이름만 문자로 보내주었다. 

그 이름은 "Hayatt Regency" 

정말 "헉!"이었다. 뭔가 촉이 이상했다. 

하얏트같은 고급 호텔을 예약하면서 우리에게 괜찮은지 미리 묻지 않으신 것이 이상했다.

그것도 그 친절하신 Y씨가!

뭔가 우리에게 돈을 받지 않으실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려 하얏트로 숙박을 정하시고,

대신 돈까지 내주시다니! 너무 고맙지만 미칠듯 부담스러워졌다. 

하지만 Y씨와 소통이 되지 않았다. ㅠㅠ






족자 출발 하루 전.

다음날 새벽에 출발해야 하므로 짐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갑자기 방문을 누군가 두드렸다. Y씨였다.

Y씨는 영어를 할 수 있는 큰딸을 대동하고 나타나셔서 우리에게 2박3일간의 족자 일정을

주셨다. 그걸보니 역시 여행사가 맞았구나 싶긴 했다.

표로 잘 작성된 일정 맨 위에는 F라는 이름과 함께 전화번호가 있었다.

이 F라는 사람에게 연락하면 된다는 것이 아닌가. 이 사람이 가이드인듯 했다.

지난번 반둥에서 봤던 할아버지가 떠올라 나이 지긋한 아저씨 정도로 생각이 되었다.

일정표를 나누어준 Y씨께서 내일 공항에 어찌갈 생각인지 물었다.

그냥 택시를 타고 가려 한다 하자, 한사코 고개를 저으며 기사를 보내주겠다 하시는게 아닌가.

괜찮다고 엄청 거절했지만, 소용없었다.

Y씨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엄청난 호의들을 받아드릴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Y씨는 기사를 우리 집에 두고가셨다. 내일 새벽에 우리가 원할때 출발하기 위해서였다.

너무 친절한 Y씨! 우리는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렇게 엄청난 호의와 함께 우리의 족자 여행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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