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30.

 

나는 딱히 비밀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마음 깊숙이 자리한 속내를 드러내는 사람도 아니라 생각한다.

 

때로는 나 역시 불특정한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더불어 속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것은 어떠한 두려움인가.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것을 드러내어 입 밖으로 뱉고 나면 그것은 왠지 모르게 가벼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혹자는 "역시 이렇게 말하고나니 한결 가벼워졌어." 라며 고민 토로 후 그 이점에 대해 말하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나의 이야기들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이 두렵다.

 

무거운 것이라면, 그 무게만큼의 중압감을 제대로 느끼고 싶달까.

 

무게가 사라지고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그 허무함이 도리어 더 두렵기에 자꾸만 나는,

 

실제로도 아무런 무게 없이 공허한 말만 이야기하게 된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2.23.  (0) 2013.02.23
2013.01.11.  (0) 2013.02.11
2013.01.28  (0) 2013.01.28
2012.11.18  (2) 2012.11.18
2010.12.30.  (0) 201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