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1.

 

자려고 누워 음악을 틀었는데, 꿈결처럼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골목에서 아이들과 고무줄하던 추억.

 

엑셀이란 차가 골목길에 세워져있던 시절, 폐지 줍는 분들이 수레를 끌고 골목길을 오르던 시절,

 

500원짜리 목마 차가 골목길을 다니며 아이들을 태우던 시절, 뽑기를 하며 불량식품을 먹던 시절.

 

문득 그 시절이 굉장히굉장히 먼 옛날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마치 역사책의 한 페이지에 쓰여있는 것처럼.

 

지금까지 늘 나는 내가 살아온 날보다 나에게 주어진 날이 더 많으리라는 것에 한치도 의심을 하지 않았었는데,

 

어젯밤 문득 이제 더이상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어린 시절은 마치 전생처럼 멀게 느껴졌다. 길고 긴 시간의 터널을 통과해 이렇게 나이들어버린 것임을 세삼 느꼈다.

 

음악을 들으며 누워 눈을 감으며 이렇게 오랜 세월 살아왔으니 이대로 잠들어 그대로 다시 깨어나지 않는다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살아왔다. 긴 세월이 지나왔다. 더이상 바라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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