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르지산에 올라 (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니크)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불분명한 세계에서 

말로 도저히 표현이 안되는 보석같은 찬란함을 보고 있자니, 나도 세계도 없이 그저 하나만 있는 기분이었다.

나와 다른 모든 것들이 합치되는 느낌이라

그대로 뛰어내리면 하늘도 날고, 바다에로 풍덩 빠지고, 바람을 타고 흘러갈 것 같았다.

뫼르소는 찬란하고 따가운 햇빛에 총을 꺼내 들었지만,

나는 너무 풍경이 완벽하고 아름다워 그 세계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말 것 같았다.

어릴적 꾸었던 바위섬 꿈.

그때 바다에 뛰어들던 생생한 느낌을 지금이라도 당장 실현시킬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무엇이든 어렵지 않을듯한 느낌이 세이렌의 유혹처럼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곧 아래로 고꾸라져버릴 것 같은 아찔함이 소름끼치게 좋았다.

뜨거운 태양은 나를 익혀버릴듯 이글거리는데, 한편으로는 바람이 나를 차갑게 식힌다.

드브로브니크를 지상의 천국이라 표현한 말은 틀리지 않았다.

이것은 천국 아니면 너무나도 매혹적이고 무서운 지옥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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