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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4 내 심장을 향해 쏴라

내 심장을 향해 쏴라

내 심장을 향해 쏴라 1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마이클 길모어 (집사재,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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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향해 쏴라」라는 책을 보았다. 

미국에서 사형제도를 부활시켜 스스로 죽음을 자청한 살인자 개리 길모어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친동생이 풀어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추천작'이라는 표지의 문구를 보고 마음이 매우 동하여 대여하기는 했지만,
앞부분의 몇 장을 읽고 그다지 내키는 기분은 아니었다.

 어떤 이유에서도 살인자는 살인자일 뿐이다.
그 살인자를 희대의 살인마니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정했다느니 하면서 이레적인 관심을 쏟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 철저한 악한 면에 악마의 매력적인 요소를 부여하여 일종의 영웅을 창조해내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나는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이 아무 이유도 없이 충동적으로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에 관한 이야기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살인자를 옹호하거나 영웅화하는 글이 아니었다.
개리 길모어는 후반부에 가서는 자신의 막내동생마저도 죽이려 한 어찌할 수 없는 살인자이다.
그러나 막내동생인 마이클이 주목하고자 한 것은 어째서 개리는 살인자가 되어야 했는가에 관한 문제였다. 

사람들은 모두 어머니로부터 태어난다.
적어도 태어나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 동등하다.
마치 환타지 소설의 요괴처럼 어떤 사람은 어둠에서 태어나거나
누구는 빛 속에서 태어나고나 하는 일 없이 모두 동등하다.
그러나 맹자가 선하다고 한, 순자가 악하다고 한 사람의 씨앗은 수 십년 후에 각자 너무나 다르게 변한다.
누군가는 살인자로, 누군가는 성자로.
마이클 길모어는 개리 길모어와 마찬가지로 같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그는 살인자가 되지 않았다.
개리 길모어에게는 살인자의 피라도 흐르고 있었던걸까?

이 글은 길모어 집안의 모든 치부를 다 드러내며, 그 원인을 끈질기게 탐구해간다.
그 과정은 매우 우울하고 슬프다.
사람에게는 많은 유전적 요인이 작용한다.
어떤 점에서는 평생 자신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전적으로 운명이나 유전에 의해 결정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지금 내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인간의 파멸이 어디에서부터 오는가에 관한 문제와 운명이 파멸을 향하더라도 그것을 피해갈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잘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까지 마냥 지루하고 조금은 걱정되던 교사라는 직업의 의의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약간
발견한 느낌이다. 

인간 본연과 환경.
그것은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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