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족자카르타(Jogjakarta) (2)


2. 족자


-부제 : 정신없는 출발로 여행은 더 꿈같은 시간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족자카르타 여행은 처음 시작부터 정신이 없었다. 

혼을 빼놓게 시작한 우리의 여행은 아직까지 가슴에 여운이 사라지지 않을만큼 즐겁고 인상적이었다. 

지금 당장 이 여행기(일기)를 쓰는 일조차 가슴 설레일만큼....

2박3일간 있었던 놀라울만큼 즐거웠던 일들을 표현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박3일동안 엔돌핀이 내내 분비되어 마약을 한 사람처럼 일분일초가 참 즐거웠다. 









■ 공항으로 출발!


아침 4시반에 알람을 맞추었는데, 기대감에 설레 잠을 늦게 들었더니 알람을 듣지 못했나보다. 

기겁을 하며 일어난 시간은 5시20분. 

짐도 아직 꾸리지 않았는데, 6시까지 준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서두르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노크를 했다. 당연히 내 방을 노크할 사람은 같이 여행가는 J밖에 없으므로, 당연히 J일줄 생각했는데, 

밖에서 관리인 아저씨 목소리가 들렸다. 서두르며 노크하는 품새가 당장 나오라는 것 같았다. 트래픽 잼을 외쳤다. 

분명 어젯밤 새벽 4시부터 가겠다는 우리를 말리며 6시에 출발하라 한 것은 Y씨였는데, 

관리인 아저씨한테까지 전달이 안된건지, 아저씨 생각은 다른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계속 밖에서 소리지르며 노크하는 아저씨 때문에 마음이 너무나 급해졌다. 




허겁지겁 씻고, 화장을 하고, 짐을 꾸렸다. 짐은 꾸린건지 물건을 가방에 던져넣은건지도 모를만큼 급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다 준비하고나니 5시50분. 

아저씨는 그 사이에도 다시 몇 번을 왔다가셨다. 

50분에 J 방으로 가서 나오라고 했더니, J도 황망하게 준비하고 나왔다. 

우리는 혼이 빠져나가는듯한 기분으로 차에 올라타야 했다. 차는 급하게 출발하였다. 

기사아저씨는 몇 일 전 Y집에 초대받았을 때 만났던 그 기사가 아니라 늘 우리 관리인 아저씨와 수다떨러 오는 아저씨였다.

이 아저씨도 Y씨댁 기사 아저씨인가 하고 놀랐다. 기사가 두 명이나 되다니... 

아저씨는 새벽이라 트래픽 잼이 심하다며 계속 뭐라뭐라 하셨다. 그리고 무섭게 엑셀을 밟기 시작했다. 

아저씨가 너무 서두르시자 조금 겁이 났다. 정말 우리가 늦는걸까 하고 조바심이 났다. 

게다가 톨에 들어섰는데도 차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매우 커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막힘현상은 두 차의 추돌사고로 인한 임시적인 것이었다. 

그 구간을 벗어나자 우리 차는 무서운 속도로 톨(고속도로)을 달리기 시작했다. 

지도로 위치를 확인했는데 어마어마한 속도로 공항을 향해 달리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겁이 나 J에게 안전벨트를 매라고 하고, 나도 벨트의 버클을 채웠다. 

차는 총알 택시처럼 달려 결국 25분 만에 우리를 국제공항 터미널1에 내려놓았다. 

아저씨는 순식간에 우리의 짐을 내려주고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엄청난 속도로 사라지셨다. 










■ 공항인가? 이곳은?



↑ 면세점이 없는 1터미널




↑ 1터미널 게이트 앞. 모든 비행기 보딩 타임이 부정확하다.






어안이 벙벙해진 우리는 다소 멍한 상태로 공항에 들어섰다. 

라이온 에어에 가서 짐을 붙이고 보딩패스를 발권받았다. 패스가 너무 얇아서 영수증같았다. 

40,000루피아의 공항세를 내고 안전점검을 하고 들어간 공항은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다. 

마치 시골 간이역같은 국제공항의 모습에 우리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 안에서 여유롭게 커피와 음식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도무지 그럴 공간이 보이지 않았다. 

면세점은? 당연히 그런 것도 없었다. 지하상가같이 생긴 몇 개의 샵들은 그나마도 면세가 아니라 하였다. 

공항 내에 있는 샵인데도? 믿기지 않아 직접 폴로매장에 들어가 가격을 확인했는데, 정말 면세가격이 아니었다. 

라운지라고 표시된 곳은 우리가 이용하려면 돈을 내거나 해야 했다. 




일단 게이트 앞까지 들어가보자고 하고, 표 확인하는 곳을 통과했는데 뭔가 심상치 않았다. 

저 너머 있는 게이트 건물에는 도저히 카페나 샵들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짐 보안대 앞에서 우리는 어찌해야 할지 망설였다. 

공항 직원에게 게이트 너머에 음식을 먹을 곳이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는 것이 아닌가. 

그럼 밖에서 음식을 사서 들고 들어갈 수 있냐 물었더니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절대 안되는데...

다시 밖에 나가게 해달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고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우리는 다시 나가 스타벅스에 가서 음료를 시켰고, 바로 옆 로티 집에서 번을 시켜 들고 다시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 





게이트 앞에 앉으니 시간이 아직도 2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우리는 커피를 마시고 번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사진을 찍고,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하며 있었더니 시간이 금방 갔다. 



우리의 보딩시간은 8시반이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8시20분에 갑자기 우리 게이트 앞 줄이 생기고, 

사람들이 게이트를 통과하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10분 전에 게이트를 연 것이다. 

우리는 황당해하며 짐을 챙겨 게이트를 통과했다. 혹시 다른 비행기인가 싶어 확인했으나 우리 비행기가 맞았다.

셔틀버스를 타고 비행기 앞까지 가서 날개 옆에 있는 자리에 앉았다. 

비행기를 타는 일이 너무너무 무서웠다. 또 안좋은 병이 도졌다. 나는 계속 안좋은 상상과 생각을 억누르려 애썼다.

아래 좌석에 있는 구명조끼를 손으로 만져보았다. 점점 더 겁에 질렸다. 

비행기는 9시에 이륙하도록 예정되어 있었으나, 그것보다 10-15분 정도 늦게 이륙했다. 

심지어 보딩은 정해진 시간보다 먼저 했는데... 아이러니한 일이다. 

비행기가 출발하자 나는 더욱 겁에 질렸으나, J는 옆에서 깊이 잠이 들었다.

나는 안좋은 상상을 하며 한 시간 정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저가 항공이라 물 한 잔 주지 않았다.

1시간10분이 걸린다던 비행기는 심지어 비행도 더 오래해 나를 더 불안하게 하였다. 

결국 원래 예정시간이던 10시10분을 훨씬 넘겨 11시에 가까워져서야 족자카르타 공항에 도착했다. 





↑ 우리가 탄 라이언에어









■ F와의 만남


황망하게 내려 짐을 찾았다. 짐을 찾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밖으로 나오니 더운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공항에서 F를 찾으라 했는데, 금세 찾을 수 있었다. 

우리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번 반둥 여행처럼 아저씨나 할아버지가 가이드로 나올줄 알았는데, 굉장히 젊은 청년 둘이 종이를 들고 있어 당황스러웠다. 

그 중에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많이 난 한 명은 재빨리 우리 짐을 들고 먼저 가버리고, 나머지 한 명이 영어로 말을 건넸다. 

Mr.F냐고 묻자 아까 짐을 들고 인사도 없이 앞서 가버린 사람이 F라는 것이었다. 

F가 영어를 전혀 할줄 몰라서 친구인 자기랑 같이 나온 거라는 설명이었다. 

일단 짐을 싣고 인사를 나누었다. F는 정말정말 영어를 전혀 못하는 것 같았고, 친구인 Fer의 영어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무슨 여행사 직원이 이렇게까지 영어를 못하나 정말 황당했다.

배고프냐고 묻길래 우리는 정말 배고프다고 이야기했다. 우선 밥부터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일단 Y씨가 F에게 전달해주라고 했던 일정표를 전달해주었다. 여행사 직원이 왜 여행 일정표도 안가지고 있는지

역시 의아했지만, 일단 넘어갔다. 그제서야 F는 일정표를 탐독하는 듯 했다. 시작부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일정표에 따르면 우리의 점심 식사는 Soto였는데, 이미 비행기 도착이 너무 늦어져 

오늘의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일정표는 아침부터 밤까지 정말 빡빡하게 짜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F는 원래도 과묵한 성격인지 말이 없어서 차 안은 조용했다. 

친구인 Fer는 그나마 붙임성있게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말을 하기도 해서 더 친근했다. 

마침내 도착한 레스토랑에 앉아 알아서 시켜주는 Soto를 먹었다. 

식당 내부에는 연예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이 많이 붙어있었다. 정말 맛집인 모양이었다. 

유명한 식당이냐 물었더니 많이 유명한 곳이라 하였다. 

밥을 다 먹고 돈을 내려는데, 어느새 F가 돈을 다 내버렸다. 좀 당황스러웠다. 

어디까지 우리가 대접받고, 어디까지 돈을 내야 하는건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아니면 여행 후 한꺼번에 패키지처럼 한꺼번에 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 유명하다는 Soto(수프)집



↑ 맛있었던 Soto(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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