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0.

 

엊그제는 지금 들어온 스윙동호회 2주년 기념 공연을 했습니다.

2년 반 전에 시작한 스윙은 어느새 내 삶에 너무 찰싹 달라붙어 있습니다.

나의 이십대 후반은 스윙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하나에 몰두하면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는 스스로가 두려워, 이 공연이 끝나면 당분간 춤을 추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고작 하루 지났을 뿐인데, 나는 빠로 달려가고 싶어 조바심이 납니다.

 

현재를 즐기며 스윙을 추다보니 시간은 금세 흘렀고, 저는 흐른 시간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무섭습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내달리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역시 홀로이지 않을까요?

주위를 둘러볼줄 모르고 앞으로만 내달리는 내 자신이 무섭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멈출 수도, 고개를 돌릴 수도 없네요.

 

남들은 춤을 추면서도, 해야 할 것들을 해내고 중요한 것들을 생각하며 살아가는데...

저는 지금 이 순간 즐거운 이것만을 생각합니다.

 

살아온 세월동안 늘 현재에 충실했다고 맹세할 수 있으나,

단 한번도 미래를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즐거운 현재의 방향을 따라 흘러와 지금 여기에 이르렀을 뿐입니다.

 

삶의 거대한 파도를 타고 흐르다가 내가 도달한 곳은 어디일까요?

 

마치 십대후반의 사춘기처럼 나는 갈 길을 잃은듯 두렵기만 합니다.

 

 

이것이 공연을 끝낸 직후의 허무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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